파업전후는 만든 차는 피하고 …언제 새모델 나오는지 살펴라

새 차를 구입하기 전에 몇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이 있다.
자주 듣는 말이지만, 파업 기간 전후에 생산된 차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.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이 하나로 조립돼서 고속으로 주행하는 상품이다. 따라서 자동차의 성능과 수명에 조립 기술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.

예컨대 두 번 반을 조여야 최적의 품질이 나오는 볼트를 한 번만 조인다면 결과는 뻔하다. 작업자의 정신 상태나 작업장 내 분위기가 차량 품질에 직결된다. 당연히 파업이 벌어진 자동차 회사는 공장 분위기가 어수선하고, 생산라인이 정지되었다가 재가동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.



이 때문에 40일 이상 노조파업이 벌어졌던 현대차나 부분 파업이 진행 중인 기아차를 구입하려면 파업이 종료되고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차를 구입하는 편을 권하고 싶다.

두 번째는 곧 단종될 차종과 앞으로 나올 차종을 알아두면 어떤 차를 살지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. 앞에서 보도했듯, 기아자동차는 올 10월 중순 스펙트라 후속모델(프로젝트명 ND)을 내놓을 예정이다. 당연히 지금 스펙트라를 사는 것은 피해야 한다.

또 내년 상반기에는 스펙트라를 기본으로 만든 소형 SUV(스포츠 유틸리티 비이클)가 나온다. 기아차 중형 모델인 옵티마도 내년 초 후속모델을 선보인다. 이렇게 새 차가 나오면 재고 차량을 할인해서 파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기억해두면 좋다.

현대차 EF쏘나타는 내년 6월 이후에나 신모델이 나올 예정이며, 싼타페도 내년에 완전히 바뀐 모델이 첫선을 보인다. 쌍용차가 내년 3월이나 4월쯤 9~11인승짜리 미니밴을 내놓을 계획이니, 혹시 큰 사이즈의 신형 미니밴을 원하는 소비자는 내년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.

세 번째 변수는 오는 2005년부터는 디젤 엔진을 장착한 승용차가 출시된다는 점이다. 현대차가 유럽에 수출하고 있는 디젤 승용차는 소음과 진동은 휘발유 차보다 심하지만, 연비가 좋고 연료비가 싸서 아주 경제적인 차량이다. 디젤 엔진을 단 SUV가 너무 비싸 구입이 부담스럽다면, 1년6개월 후에 나올 디젤 승용차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.

여유가 있는 소비자라면 3000만~4000만원대 수입차도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. 프랑스 푸조자동차는 기본형 가격이 2940만원인 하드탑 컨버터블 소형 승용차인 206CC를 시판할 예정이다. 연말이면 연식 변경에 따라 새 차 판매가 부진하기 때문에 무이자 할부 판매나 할인 판매가 시작되는 것이 관례다. 중고차 가격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면 연말 할인 혜택을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.